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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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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그리도 광을 잘 내던지 신고 다니는 신이라면 가죽 구두가 대세였다.희거나 검은 고무신을 싣고 다니는 괴짜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이 구두를 신고 출근하였다.정장을 할 때는 물론이고 캐주얼일 때도 신은 구두였다.가끔 캐주얼화나 운동화를 신긴 했는데 신선하다기보다는 어딘지 모르게 불편하고 격이 떨어져 보였다.수제화를 만드는 구둣방과 구두를 수선하는 노점 구두 수선방도 많았다.국산 유명 브랜드도 있었다.목 좋은 곳에는 브랜드 구두 가게가 자리 잡곤 했다.비교적 투박하고 묵직한 스타일의 K제화와 날렵하고 가벼운 E제화와 쌍벽을 이루었다.구두 색상은 주로 검정색이었으나 황색, 미색, 백색도 있었다. 구두는 대개가 반들반들했다.영구 신사들은 말할 것도 없고 보통 사람들도 구두는 깨끗했다.멋쟁이는 그 사람의 구두와 머리를 보면 안다고 했다.극성.. 2024. 11. 2.
말이 통한다 말이 통한다.공감한다는 것이다.소통이 된다는 것이다.이해관계가 있든 없든 사람이 서로 말이 통한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살 맛 나는 세상인 것이다.사람이 사람에 처하면서 도무지 말이 안 통한다며 너와 얘기하느니 차라리 벽을 보고 얘기하는 게 낫다며 이런 우이독경(牛耳讀經)도 없다고 한다면 살 맛 안 나는 일이다. 말이 통한다는 것은 일심동체인 것이다.오감(五感)이 통하고 생각과 행동이 같은 동행(同行)의 길이란 것이다.아주 바람직스러운 일이다.그게 백프로 싱크로(Synchro, 동조)를 이룬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그러나 그렇게 되기는 불가능한 일이므로 그에 가깝게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정성을 기울이면 될 것이다. 말이 통하는 것은 친소관계를 떠나 보통사람이라면 그게 일상적이고 정상적이다.말을 통하게.. 2024. 11. 1.
그래도 그래도 들어봐야지.그게 세상에 대한 예의일 것이다.지금 상황이 잊혀진 계절의 시월의 마직막 밤을 들으며 감상에 젖고 추억을 떠올릴 때가 아닌 것은 알지만 예전같지 않은 세상에 예전같지 않은 이용 가수를 생각해서라도 또, 작으나마 세상의 빛과 소금을 지향해서라도 원곡으로 들어봐야겠다.  https://youtu.be/1kW5xivqrHI?si=Poc5JYhTS2qmge_L이용/잊혀진 계절(가사 자막) , 1982년, 다음 2024. 10. 31.
자끼장 자기짱이 휑하다.일정도, 업무도 채울 게 별로 없다.다음 현장을 기다리며 휴식과 준비를 하는 기간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자끼장은 옛날 말이다.자료를 검색해보니 경상도 사투리라고 돼 있다.공책, 짓기장, 잡기장, 필기장, 노트라고도 했다.오늘 날의 노트북(Note Book)나 태블릿 피시(Tablet PC)로 보면 될 거다. 미당 선생은 해마다 두 권의 자끼장을 쓴다.엄밀히 말하면 백지 자끼장은 아니다.가톨릭 전례력(典禮曆)과 음양의 연력(年歷)이 있는 일기장 다이어리다.가톨릭 신문사에서 연말이 되기 전인 11월쯤에 구독자에게 보내주는 다이어리이고, 전기인기술협회에서 연초에 회원에게 배부하는 업무 수첩이다.둘을 동시에 쓰진 않는다.기록할 양이 많을 때만 둘을 병행해서 쓴다.주로 1월1일부터 사용할 수 있게.. 2024. 10. 31.